'만들어진 신'을 읽다가 - 20080211 책과이야기

다른 신학자들도 초자연적인 영향이란 과학의 영역 너머에 있으므로 이런 식으로 기도를 연구하는 것은 돈 낭비라고 주장하면서 NOMA를 근거로 한 회의주의자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템플턴 재단이 그 연구를 지원할 때는 이미 인식했듯이, 이른바 중보 기도의 힘은 적어도 원리상으로는 과학의 영역 내에 있다. 이중맹검법이 가능했지 않은가. 그것은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을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과학적 연구가 종교 문제와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을 근거로 그것을 내던질 종교 변증론자가 과연 한 명이라도 있을까? 물론 없을 것이다.
만들어진 신, 리처드 도킨스 - p.105

'만들어진 신'을 읽다가 혼자 낄낄거리며 웃고 말았어요. 재밌는 비유들도 많아서 읽는 내내 키득거리긴 했지만 이 대목은 정말 마음에 듭니다. 병원의 아픈 환자들을 병이나 병의 심각도의 관계없이 무작위로 뽑아 그룹을 만들고 한 그룹의 환자들에게는 그들의 병이 낫게해달라고 여러 사람이 몇 일간 기도를 하게 해서 병의 차도를 확인하고, 다른 한 그룹의 환자들에게는 기도를 하지 않고 그냥 병의 차도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그룹의 환자들에게는 기도도 하고 환자 본인들이 누군가 자신을 위해 기도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결과가 어땠을까요? 첫번째 그룹과 두번째 그룹에서는 아무런 차이도 없었다고 합니다. 모두 평균적인 회복을 보였다는 것이죠. 그리고 마지막 그룹의 결과가 제일 재밌는데 상태가 더 악화되었다고 합니다. 누군가 자신을 위해 기도한다는게 오히려 심리적 부담감으로 작용했을거라고 보고 있네요.

한 두명의 기도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어떤 사람을 지정해서 그가 빨리 회복되게 해달라고 신에게 기도했음에도 신은 거기에 화답하지 않았습니다. 책에서 나오지만 물론 신자분들은 신은 그런 실험에 응답하지 않는다고 하겠지요.

그게 제가 이 부분을 읽고 혼자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던 이유인데, 실제로 긍정적 결과가 나왔다면 그들은 그것봐라 신은 이렇게 응답해준다라고 떠들었을테지, 여전히 신은 이런 실험에는 응답하지 않는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신이라는게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아득한 옛날 인류가 무지했을 때는 사회시간에 배웠던 토테미즘으로 나타나는 동물이나 식물 등을 숭배하는 현상에서 발전하면서 인류의 역사와 함께 여러 신들이 등장하고, 여전히 무지한 백성들을 다스리기 위한 도구로 권력자들이 종교를 정치의 수단으로 삼으면서 그 기본 밑바탕을 다지면서 지금까지 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지독히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남편과 이런 이야기들을 하다가 나온 이야기도 있었는데, 종교라는 집단이 사회에 항상 부정적 영향만을 주는건 아니다. 이웃을 돕는다거나 사람들에게 올바른 도덕적 가치관을 주는 잣대도 되어준다고 하더군요.

여기서 저는 이책의 내용을 다시 인용해서 이야기 했었습니다. 메모를 하지 않아서 책을 뒤져봐야 정확한 인용일 할 수 있는데 긴 내용은 아니니까 생각 나는데로 적어보자면, 도덕적으로 옳바른 선택을 하는데 꼭 종교에 의지할 필요가 있는가, 자신의 주관으로 선택할 수도 있지 않은가 였던거 같습니다. (정확한 내용을 찾는데로 수정하겠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신이나 종교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에요. 제 생각에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나약한 존재이고 그렇기 때문에 신이라는 무형의 존재에 의지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매 순간은 아니지만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매 순간 필요한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는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도 의지가 되어줄 수 없기도 합니다. 그렇게 벼랑 끝에 매달린 힘겨운 심정에서 믿고 찾을 수 있는게 신이라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그건 개개인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어야지 사회적 국가적으로 종교의 이름으로 사람들이 집단을 이룬다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책을 읽던 중간에 재밌는 내용이 있어서 글을 쓴다는게 조금 심각해졌지만, 나머지는 책을 마저 읽고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혹시나 시비거시는 분이 계실까봐..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저에게 예수 믿으면 천당간다고 하실 분은 혼자 가세요. 저는 지옥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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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 놓았는데 아직은 별 말이 없네요. ^^; 몇 일전 다 읽은 '사랑하지 않으면 떠나라!'도 보이고 그 아래 두꺼운 책은 집에서 뒹굴거리면서 심심할 때마다 읽고 있는 유머가 가득한 '만들어진 신'입니다. 앞에 다이어리는 모질라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여놔서 지저분하지만 제 분신처럼 어딜가든 데리고 다니는 녀석이구요. 이번에 시작한 SICP 스터디를 위해 '컴퓨터 프로그램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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