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속도 - 장애인과 정상인의 차이는? 책과이야기



지난 주는 내내 '어둠의 속도'를 손에 잡고 있었습니다. 후반으로 갈 수록 몰입도가 높아져서 일요일인 어제는 늦잠자고 깨서 침대에 그대로 누운채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오후 5시더라구요.

이 책에서 주인공 루는 계속해서 고민을 합니다. 아마도 그의 고민은 계속 따라가다보면 나는 누구이고 어떤 의미인가라는 철학적 고민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루와 같이 나도 고민합니다. 장애인과 정상인의 차이가 무엇일까? 나는 과연 정상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느 순간 자폐인인 루의 생각과 감정에 동화되었고, 그를 전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그의 행동 양식과 나의 행동 양식에서 공통점들을 찾아내는 순간에는 사실 나는 자폐증을 가지고 정상인인척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하는 의심마저 들게됩니다. (지난 포스트에서 저의 자폐증지수가 50점 만점에 30점으로 자폐증에 가깝게 나왔다는 사실이 여기에 추가가 되면 의심은 더 커지게 되죠.. ^^;)

책 중반에 루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자폐인과 비자폐인이라고 칭합니다. 그쯤 읽게되면 사실은 자폐인이 정상이고 비자폐인이 장애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됩니다.


패턴 찾기와 대칭성에 열광하는 루가 가장 마음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바흐입니다. 1권을 읽다가 잠시 손을 놓고 있는 '괴델 에셔 바흐'가 생각납니다. 음악적 감수성이 제로인 제가 아마 어둠의 속도를 먼저 읽었다면 여기서 왜 바흐가 나오는지 의아했겠지만, 패턴과 대칭을 좋아하는 루에게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는 것은 역시 바흐이겠다 싶더군요. 클래식을 이해하지는 못 하지만 저 역시 바흐를 들으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 속에서 복잡하게 얽혀있었고, 쓰고 싶은 말들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역시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책장을 덮는 순간 머리 속의 생각들이 다 날아가버렸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마음 속의 여운은 남아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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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커피냥 2008/04/29 19:02 # 삭제 답글

    왠지 모르게... 지아님은 되게 지적으로 보이는거 있죠~ ^^
    제가 가볍게 보는 책이랑은 다른 이런 심오하고 깊이 있는 책들을 많이 읽으셔서 그런것 같기도 하고... ㅇ_ ㅇ
    게다가 빨리 읽으시고 오랜시간 집중해서 읽으시고... ㅇㅅ ㅇ)/

    지아님을 따라서 이런 책에도 손을 내밀어볼까 합니다~ ^^;;
    (나는 따라쟁이;;; ㅋㅋㅋ)
  • 지아 2008/04/30 10:46 # 답글

    오오.. 지적이라니.. 지적인척하려고 노력했던게 먹혔나봐요.. ㅋㅋ

    어둠의 속도는 사실 제가 선택한 책은 아니에요.
    소설책은 잘 안 사고, 이 책은 친정집에 동생이 사다 놓은걸 집어 온거에요.

    음... 그리고 저는 지구력도 떨어지고 집중력도 없는 인간인데;;
    재밌는 소설을 읽을때만 갑자기 집중력이 올라간다죠.. ^^;;
    (사실 500페이지 정도되는 소설인데 다 읽는데 일주일이나 걸려서 부끄러워하고 있었어요..)

  • 그와중에 2008/05/21 20:44 # 답글

    평소 자폐 등에 관심이 좀 있어서 그들이 본 세상이 어떨지 참 궁금했습니다.
    꼭 읽어 볼게요. 추천(?) 감사합니다. !
  • 지아 2008/05/22 14:43 # 답글

    저도 이 책을 읽고 관심이 좀 생겼어요..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장애인의 시각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구요. ^^
  • 슈라미스 2008/05/29 19:16 # 답글

    안녕하세요. 처음 들어왔습니다. ^^ 저도 소설책은 잘 안보는데, 이 책을 읽어볼까하고 생각하던 차에 지아님 글을 읽게 되었네요. 저도 읽어야 겠어요.. :-)
  • 지아 2008/05/30 12:47 # 답글

    재미도 있고 생각할거리도 던져주는 책이에요...
    읽게되시면 감상도 올려주세요.. ^^
  • 뭘까요??????? 2012/04/25 22:04 # 삭제 답글

    왜 들어왔을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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