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08 나의이야기

작년 가을 쯤 갑자기 알레르기성 비염이 생겼습니다. 비염은 체질을 바꾸지 않는 이상 불치병이죠. 겨울이 다가오면서 어김없이 비염이 심해졌습니다. 병원 다녀오고 약 먹고 나니 좀 괜찮아지긴 했지만 잠시 진정되는 정도입니다. 전에 알레르기 검사를 해봤는데 집먼지 진드기에 반응하더라구요. 그래서 먼지에 쥐약입니다. 공기청정기를 알아봤는데 아무래도 벤타가 끌리긴 했지만 가격의 압박으로 위니아 에어워셔를 구입하기로 했었습니다.

인터넷 사용기도 괜찮았고, 주위에도 사용하는 분들이 몇몇 있었는데 다들 좋다는 평이었습니다. 때마침 나라에서 공기청정기를 사라고 유가환급금도 준다네요.(?) 히힛. 그래서 구입하려고 인터넷을 뒤졌는데, 마침 신형이 나왔더군요. 가격이 좀 더 비싸긴 하지만 성능개선 등을 비교하면 신형을 구입하는 쪽이 더 매리트가 있습니다. 그래서 구입했는데 받아보니 윗쪽 팬이 돌아가질 않는군요. 서비스 센터에 전화했습니다. 득달같이 오겠다고 했지만, 백수 주제에 제가 바빠서 오늘 오전에 서비스 센터 기사가 왔습니다.

기계를 열어보더니 부품을 교환하면 다음 주 초에 사용할 수 있고, 제품을 교환하면 다음 주 말에 사용할 수 있답니다. 요즘도 건조한 날씨 때문에 아침마다 숨쉬기도 곤란한 상태라 부품 교환하는 쪽으로 하겠다고 했어요. 문제가 된 건 팬을 지지대에 들어있는 모터 박스가 깨졌던 건데, 새로 출고되는 제품이 어째서 이런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의아스럽습니다. 덕분에 구입하고서도 일주일은 사용하지 못 하게 되었다는...

서비스 기사가 집에 오자 낯을 가리는 토비는 어딘가 구석에서 이쪽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기사 아저씨가 자기에게 관심조차 보이지 않자 조금씩 거리를 좁혀서 다가왔습니다. 어느 정도 가까워졌는데도 상대방이 관심을 보여주지 않자, 과감하게 거실 한 가운데로 뛰쳐나갔습니다. 거실 안쪽으로 들어온 햇빛 아래에서 반짝이는 은색 털을 자랑하면 어슬렁거렸지만 워낙 고양이들이 조용하게 움직이는 덕분에 끝까지 아저씨의 관심을 끌지는 못 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ㅋㅋ

인터넷에서 동네 치과 중 어디가 괜찮을지 찾아봤는데, 딱히 괜찮을 곳을 발견하지 못 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가까운 전철역 사거리 쪽으로 무작정 나갔습니다. 전에 한동안 내부 수리를 하고 다시 개업한 병원이 있어서 거길 찾아갔는데, 의사샘이 세미나 가셨다네요.(친정 엄마 말로는 그런 경우 대부분 의사들이 전날 술을 많이 먹고 뻗은 거라고..;;) 그래서 맞은 편 건물의 치과로 갔습니다. 점심 시간 즈음이었는데 진료 받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더군요.

증상을 이야기하고 엑스레이를 찍고 진료를 받는데, 몇 일을 계속되던 치통이 왜!! 병원에 가니까 안 아픈겁니까. 아놔... 결국 멀쩡하다는 진단을 받고 병원을 나왔습니다만, 집에 와서 몇 시간도 안 지나니 다시 아파졌어요. ㅠㅠ

집에 와서 어슬렁거리다 산세베리아에 꽃대가 올라온 걸 발견했습니다.

산세베리아에 꽃대가 올라왔다.

여러 해 자란 산세베리아에서 꽃이 핀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이렇게 볼 수 있을거라고는 기대도 못 했는데 말이죠. 꽃대가 저만큼 올라올 동안 모르고 있다가 이제야 발견했습니다. 저 산세베리아는 작년 여름에 작은 시누이한테 받은 건데 마구 새끼치는 바람에 정신없이 분갈이 한다고 애먹이던 녀석이었습니다.

거실 바닥에서 뒹굴거리며 책을 읽으려고 오랫만에 손걸레를 빨아서 바닥을 말끔히 닦았습니다. 물청소 로봇 청소기가 있어서 회사 다닐때는 유용히 써먹었는데, 그래도 손으로 직접 닦는 것만은 못 하거든요. 오랫만에만 힘들여 청소하고 누워서 굴러다니며 책을 읽다보니 잠이 솔솔... 이건 회사 다니는 것보다 집에서 노는게 하는 일도 없이 더 바쁘고 체력소모도 더 많은 것 같아요.

이제 슬슬 기술관련 책들도 읽어야하는데 한동안 소설에 빠져있다가 오늘은 심상정의 자서전 '당당한 아름다움'을 펼쳤지 뭐에요. 반 정도 읽은 것 같은데 자서전이다 보니까 자기 이야기만 들어놓는게 좀 지루하긴 하지만, 오랜 기간 노동운동을 하고 소수 정당의 국회의원으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며 일하는 당찬 여자 뒤에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아이에 대한 애틋함이 내내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욕심많고 능력있는 여자들이 언제 쯤 걱정없이 자기 날개를 활짝 펼 수 있을지 조금 우울해집니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grow.egloos.com/tb/4718746 [도움말]

덧글

덧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