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임신 22주 시작.
우주는 별 탈 없이 무럭무럭 잘 크고 있지만 나는 여러가지로 답답하기만 하다. 남들은 임신하고도 회사도 다니고 놀러도 다니고 여기저기 바쁘게 잘 움직이는구만... 임신 초기에는 입덧이 심해서 학교만 간신히 기어서 다녔는데 그 마저도 5월쯤 갑자기 피가 비치고 병원서도 움직이지 말고 누워만 지내라고 해서 힘들게 다니던 학교도 포기했었다.
피 비치던 것도 괜찮아졌고 입덧도 싹 사라졌길래 7월부터 다시 강남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스터디 모임에 나가기 시작했다. 집에만 있으면서 답답하다가 그나마 좀 살만하다 싶었더니 이번엔 스터디 다녀온 날 새벽에 자려고 누웠다가 규칙적으로 배가 딱딱해진다. 유난히 태동이 심하길래 요 녀석이 오늘은 더 심하게 노네 하다가 자궁수축이 계속 반복되길래 시계를 봤더니 정확히 8분 간격.
분당 차병원 산부인과를 다니는데 새벽에 남편 깨워서 움직이기는 너무 멀기에 고민을 좀 하다가 일어나 움직였더니 좀 나아진 듯 했다. 그래서 그냥 자고 아침에 병원에 전화했더니 새벽에 왔어야 한다고 심각하게 얘기한다. 남편 이미 출근했고 나 혼자 분당까지 가긴 무리라 택시타고 근처 산부인과로 갔다.
내진을 해보더니 자궁도 조금 열려있고 아기도 내려와 있다고 약 먹고 아무것도 하지말고 누워있으란다. (또!! ㅠㅠ) 지난 번엔 입덧 때문에 누워서 잠만 잤지만 이번엔 몸이 말짱한데 누워만 있으라니 고역이다.
동네 병원에 갔더니 입체 초음파로 우주 얼굴도 보고 차병원서는 절대 안 알려 준다는 성별도 대놓고 물어봤는데 넙죽 공주님이라고 알려줬으니 나름의 소득도 있었달까... 그냥 그런 걸로 위로하면서 방콕 생활이나 계속 해야할 듯...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이쁘다고 남들은 잘 알아보지도 못 하는 저 초음파 사진 한 장 놓고 나는 울 딸래미가 너무 이쁘고 귀여서 미치겠다. ㅋㅋ
임신 초에는 별 느낌도 없고 그저 입덧으로 몸은 불편하지, 나는 힘든데 주위 사람들은 우주에게만 관심이 쏟아지는 통에 짜증도 났었다. 얼마 전부터 태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는데 (거의 15주부터 느꼈다고 하면 믿을까;;)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 불편하단 생각만 들어서 나는 나쁜 엄마인가 고민도 했었는데 병원 다녀와 우주 얼굴 보고 나니 마음이 좀 달라졌다. 뱃 속에서 뽈록뽈록 움직이는 우주가 그저 고맙기만 하고 이쁘기만 하다.
제목을 우주의 반항이라고 쓰긴 했지만, 사실 내가 무리해서 돌아다닌 감도 있고;; 그냥 별 일 없이 얌전히 있다가 날짜 맞춰서 나와달라고 우주를 설득하면서 뒹굴거려야지.


덧글
꼬니 2009/08/06 01:39 # 삭제 답글
가만 있어도 더운 여름인데 딸(?)이랑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지아 2009/08/06 18:59 #
안 그래도 요즘 정말로 가만히만 지내고 있어요 ㅋㅋ